“뚱보균을 없애면 살이 빠진다”거나 “유산균이 뚱보균을 죽인다”는 말을 들으면, 장 속에 살을 찌우는 나쁜 균이 따로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그 균만 골라 없앨 수 있다면 정말 간단하겠죠. 그런데 ‘뚱보균’은 의학적으로 딱 하나의 균을 가리키는 공식 이름일까요?
먼저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이 말이 어디서 왔는지 볼게요. 장내 미생물은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소를 이용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그래서 장내 미생물과 체중 사이의 관계가 연구돼 왔어요. 일부 연구에서 비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미생물 구성이 다르게 관찰되기도 했죠.
‘뚱보균’은 특정 세균의 이름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뚱보균’은 보통 살이 찌기 쉬운 장내 환경을 만든다고 여겨진 일부 미생물이나 균의 비율을 뭉뚱그려 부르는 표현이에요. 특히 과거에는 장내 세균의 큰 분류인 퍼미큐테스와 박테로이데테스의 비율이 비만과 관련 있다는 설명이 널리 퍼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장내 미생물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비만을 한 가지 세균 분류의 비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어요. 사람 대상 연구를 모아보면 결과가 한 방향으로 깔끔하게 모이지 않습니다. 어떤 연구는 차이를 보고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관련이 약하거나 반대 방향을 보이기도 해요. 사람마다 식습관, 나이, 생활환경과 장내 미생물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균 하나를 모든 사람의 ‘살찌는 원인’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워요. 한 사람의 장은 수많은 미생물이 함께 사는 생태계에 가깝습니다.
그럼 유산균이 그 균을 죽일 수 있을까?
프로바이오틱스, 흔히 말하는 유산균은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상 이점을 줄 수 있는 살아 있는 미생물을 말해요. 항생제처럼 목표로 삼은 나쁜 균을 골라 죽이는 약과는 다릅니다. 제품에 들어간 균주가 무엇인지, 얼마나 먹는지, 얼마나 오래 먹는지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미국 NIH 건강보조식품국은 비만과 체중에 관한 프로바이오틱스 임상시험 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정리합니다. 어떤 시험에서는 작거나 제한적인 변화가 관찰됐고, 다른 시험에서는 체중이나 체질량지수에 뚜렷한 효과가 없었습니다. 여러 무작위 임상시험을 합친 분석에서도 체중 감소 효과가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러니 “유산균이 뚱보균을 죽여 살을 빼준다”는 표현은 실제 연구보다 훨씬 단순하게 줄인 말입니다.
장 건강과 체중, 한 가지 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장내 미생물은 흥미로운 연구 분야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특정 유산균 제품이 살을 빼주는 증거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됩니다. ‘뚱보균 검사’나 특정 균 제거만으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주장도 신중하게 봐야 해요. 건강기능식품을 체중 감량 치료처럼 생각하기보다는, 주장에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균주와 용량을 시험했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체중 변화는 식사량과 음식 구성, 활동량, 수면, 약물,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인과 맞물려 있어요. 장내 미생물 연구에서 관찰된 연관성이 곧 특정 균을 바꾸면 체중도 바뀐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산균을 고를 때도 체중 감량을 보장한다는 문구보다, 어떤 균주를 어떤 사람에게 시험했는지와 제품 표시를 살펴보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정리하면 ‘뚱보균’은 살을 찌우는 단 하나의 악당 세균을 뜻하지 않고, 유산균도 그 균만 골라 죽이는 청소부가 아닙니다. 장 속에는 한 종류의 균보다 복잡한 생태계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과장된 광고 문구를 읽을 때도 덜 헷갈릴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