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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가장자리에는 왜 톱니가 있을까?

동전을 손끝으로 굴리면 느껴지는 작은 홈. 단순한 장식처럼 보이는 이 무늬에는 돈의 일부를 몰래 떼어가던 시절의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동전 가장자리에는 왜 톱니가 있을까?

서랍에서 동전 하나를 꺼내 손끝으로 굴려보세요. 앞뒤의 그림보다 먼저 느껴지는 건 옆면의 까슬까슬한 홈일지도 몰라요. 이렇게 작은 돈에 왜 굳이 가장자리까지 무늬를 넣었을까요?

미끄러지지 않게 잡으라고 만든 걸까, 예쁘게 보이려는 걸까. 둘 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무늬를 이해하려면 동전 자체가 꽤 비싼 금속이던 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돈을 조금씩 깎아도 돈으로 쓸 수 있다면

금이나 은으로 만든 동전은 들어 있는 금속 자체에도 가치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장자리에서 조금씩 금속을 떼어 모으고, 남은 동전은 원래 돈처럼 쓰려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 개에서는 티가 잘 안 나는 양이어도 여러 개에서 모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는 겉보기에는 같은 동전인데 실제로는 금속이 줄어든 돈을 받게 되는 셈이에요. 이런 행위를 동전 깎기, 영어로는 코인 클리핑이라고 부릅니다.

영국 왕립조폐국은 동전 가장자리 무늬의 역사에서 귀금속을 깎아내는 문제와 17세기 영국의 가장자리 가공을 연결해 설명합니다. 작은 줄무늬에 제법 오래된 돈 이야기가 담겨 있는 거예요.

옆면을 건드리면 흔적이 남도록

매끈한 테두리는 조금 깎여도 원래 그런 모양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일정한 홈이나 글자가 있다면 그 부분을 건드렸을 때 무늬가 손상됩니다. 누군가 돈을 줄여놓았다는 흔적을 확인하기 쉬워지는 거죠.

봉투를 열면 뜯긴 자국이 남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편합니다. 물론 무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조작을 완벽하게 막는 건 아니에요. 손댄 흔적을 더 잘 드러내는 장치라는 쪽이 정확합니다.

우리가 톱니라고 부르는 촘촘한 세로 홈은 영어로 리딩이라고 합니다. 진짜 톱처럼 날카롭게 잘라내는 도구가 아니라, 동전 옆면에 반복해서 새긴 무늬예요.

모든 동전이 까슬까슬한 건 아니에요

여기서 지갑 속 다른 동전도 만져보면 재미있어요. 어떤 것은 홈이 있고, 어떤 것은 매끈하죠. 해외 동전에는 옆면에 글자나 다른 장식이 들어간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조폐국의 동전 구조 안내도 옆면을 매끈한 형태, 홈이 있는 형태, 글자가 있는 형태 등으로 구분해요. 따라서 홈이 없는 동전이 잘못 만들어졌다거나 가짜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앞뒷면 둘레에 도드라진 둥근 테두리와 옆면의 홈도 서로 다른 부분이에요. 손바닥 위에서 동전을 눕혔을 때 보이는 가장자리와 세워서 보이는 옆면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 잘 보여요.

지금도 귀금속을 지키는 걸까?

오늘날 일상적인 동전은 모두 금과 은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미국 조폐국의 규격표만 보아도 구리와 니켈 등을 사용한 동전이 나와요. 현재 동전 하나하나의 목적을 과거 귀금속 보호와 똑같다고 설명하면 지나치게 단순해지죠.

다만 옆면의 촉감은 동전을 구분할 때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크기와 두께, 무게, 모양까지 비교하면 같은 은빛 동전도 서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홈 하나만으로 액면가를 확정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고요.

무늬가 모두 사람이 손으로 새긴 흔적도 아닙니다. 조폐국의 제조 과정에서는 틀과 압력을 이용해 동전을 만듭니다. 우리가 무심코 쥐는 작은 돈에도 일정한 형태를 반복해서 만드는 기술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톱니는 왜 있을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귀금속 동전의 가장자리를 몰래 깎아내는 행위를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동전의 규격과 디자인을 이루는 특징으로도 남아 있죠. 다음에 거스름돈을 받으면 앞면의 숫자뿐 아니라 옆면도 한 번 살펴보세요. 손끝에 느껴지는 작은 홈이 생각보다 긴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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